인풋
- 김성근(2025), 『과학 용어의 탄생: 과학은 어떻게 ‘과학’이 되었을까』, 동아시아, 5-8장.
아웃풋
- 석사논문 분량 맞추기 챕터 3, 4, 5, 6, 1
이야기
2025-09-22 Mon
아침까지도 아팠는데 점심이 지나가니 평소의 컨디션을 회복했다. 살아있음에 감사한다. 오늘부터 석사논문 초고(심지어 미완인)를 주어진 분량 내로 줄이면서 서사를 매끄럽게 다듬는 작업을 수요일 정도까지는 마쳐야 한다. 총 6개의 챕터 중 2개 (2,3)에 대한 요약 작업 끝. 너무 급하게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지만, 우선 눈앞에 닥친 일들을 소진되지 않고 해치우면서 푹 쉬는 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. 그래도 오늘 처리한 속도를 보니 부지런히 쓰고 부지런히 쉬면 일정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.
똑같은 내용으로 다양한 분량의 글을 쓰는데, 익숙하지 않은 영어로 쓰다 보니 시간이 너무 아깝다. 진도는 엄청나게 느리다. 그래도 그런 만큼 문장 문장을 공들여 쓰니까 퇴고하는 데 품이 좀 덜 들지 않을까 싶다.1 그리고 이렇게 정리해서 애써 분량을 맞춰 두었으니 잘 정돈해서 어딘가에 투고할 수도 있을 것 같다. 재미 없는 작업도 견딜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꾸준히 해 나가는 게 프로의 자세겠지. 하지만 아직 프로가 되긴 멀었다.
저녁에는 과학사 한문 강독에 참여했다. 세 학기째 깍두기 막내인 것이 즐겁다.
2025-09-26 Fri
간만에 정말 정신없는 일주일이었다. 대학원 박사과정에 지원했고 필요한 서류를 마감에 맞추어 제출했다. 연구일지를 쓸 수 없을 정도로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없었다. 운동과 공부 루틴이 망가졌고 마감에 맞추기 위해 분투했다. 그래도 마감 전에 필요한 서류를 구비하고, 어느 정도 봐 줄 만한 퀄리티로 마감을 치는 데에 성공한 것 같다.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알 수 없지만, 아무튼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 됐다. 이렇게 밀어붙이는 시기를 갖는 건 업무의 효율을 위해 가끔씩 필요하지만, 과로가 일상이 되면 위험해질 것 같다. 마감이 다가올수록 하루하루가 아쉬워지는 만큼 결국 미리 내다보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처리해 두는 것이 좋겠지.
이제 이렇게 만들어 본 글을 프레젠테이션으로 변환하고, 학회 발표를 준비하고, 해외에서 있을 일들을 대비하고, 발표를 연습하는 일들이 남아 있다. 하나의 연구 성과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것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논증을 재구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. 발표자료를 준비하면서도 초고의 분량을 확보하는 양 늘리기 작업에도 힘써야 한다. 연구의 줄타기가 끝이 없다. 여기서 잘 트레이닝하면 앞으로 새 주제로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서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거다.
지난 주의 과음 사태 2025-09-20 Sat 이후로 처음 술을 마셨다. 완전히 끊을 수 없으니, 이제 맥시멈 음주량을 정해야겠다. 맥주 두 캔.
2025-09-28 Sun
간만에 여유롭고 건강한 주말. 잠을 많이 자게 된다. 다음 주부터는 활동성을 늘려야지. 운동도 매일매일 시간 맞추어 가고. 일주일 내내 바빠서 엄두도 못 내던 메일 답장을 하고, 화장실 청소도 했다. 날씨가 조금씩 쌀쌀해지고 있다. 아이스 커피에서 뜨거운 커피로 옮겨가는 시기. 따뜻한 커피는 천천히 마시게 되고,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서 좋다. 다음 주에는 학회를 갈 준비(발표자료 만들기, 스크립트 짜기)와 동시에 석사논문의 ‘초고’라고 할 것을 제출해야 한다. 골격과 컨텐츠가 다 잡혀 있어서 다행이다. 어떻게든 봐 줄 만한 상태로 제출은 가능한 것 같다. (과연?)
김성근의 『과학 용어의 탄생』을 읽고 있다. 각 잡고 서평을 써 보고 싶지만, 시간이 될지 잘 모르겠다. 절반 정도 읽은 지금까지의 느낌은⋯ 각 단어의 유래를 추적하는 ‘각론’이 펼쳐지는 게 흥미롭고, 또 엄청난 노력으로 저자가 수집한 자료들이 정리된 것 자체로 상당한 성취지만, ‘총론’이 없어 더 깊은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. 서구와 동아시아의 접촉면만을 추적하다 보니 19세기 이후 ‘서구’에서도 계속 일어나고 있던 개념의 굴절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고. 어떻게 하면 과학 번역사 연구를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촉진시키는 책이다.
Footnotes
-
물론 한국어로 쓰는 게 훨씬 덜 걸린다. 스스로 불러온 재앙. ↩